젤리처럼 말랑말랑하고 끈끈한 점토 장난감인 슬라임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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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에서 슬라임 카페를 운영하는 김경은(48)씨는 슬라임 카페가 자신의 일터이자 딸들의 놀이터라고 소개했다. 개별 방으로 나누어진 김씨의 슬라임 카페 한 칸은 딸들이 유튜브 촬영을 하는 스튜디오로 쓰고 있다. 김씨는 "수제 슬라임이라 가격은 조금 비싸도 딸들이 갖고 노는 건데 어떻게 유해한 걸 쓰겠냐"고 말했다. 연이어 제기된 슬라임의 성분 논란 때문이다.
서울의 한 슬라임 카페에는 카페 주인의 9살난 딸이 직접 슬라임을 갖고 놀며 유튜브 촬영을 하는 스튜디오도 마련돼 있다.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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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슬라임 카페로 올라가는 복도에 '딸들도 사용한다'는 안내 문구가 붙어 있다.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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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슬라임 카페에서 1시간 가량 슬라임을 만지고 놀던 어린이가 슬라임을 들고 카페를 나서고 있다.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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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기간 '유해하다' '유해하지 않다'는 엇갈린 내용의 보도가 잇따르자 부모들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9살, 7살 남매를 키우는 안효정(39)씨는 "슬라임이 유해하다는 보도를 접한 뒤 집에 있던 슬라임을 모두 갖다 버렸는데 도대체 무엇이 맞는 거냐"고 물었다. 5살 하윤이와 슬라임 카페를 찾은 한 엄마는 "유해하다는 보도를 보고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슬라임 카페에서 안전 기준을 통과했다는 설명을 충분히 들었다"며 "아이가 너무 즐거워하고, 아이와 함께 놀 다른 방법도 마땅치 않아 계속 슬라임 카페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강대 이덕환 교수(화학과)는 "현재 슬라임에 제기되는 우려는 과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슬라임을 만드는 폴리비닐알코올(PVA)은 아기들 기저귀, 일회용 생리대에도 쓰여서 일상에 굉장히 친숙한 물질"이라고 설명했다. 1976년 바비인형을 만든 완구 회사 마텔에서 어린이용 장난감으로 개발한 상품이 '슬라임'이었고, 지금까지 40여년을 문제없이 판매해 왔다는 것이다. 또 최근 정부가 슬라임 대해 유럽 기준을 적용하면서 붕소나 CMIT/MIT 같은 물질에 대한 기준이 엄격해져 '더더욱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24일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실에서 주관한 '액체 괴물에 노출된 우리 아이, 어린이용품 어떻게 관리되고 있나?' 정책 토론회에도 슬라임이 주요 주제로 논의됐다. 환경운동연합 정미란 부장은 "지난해 정부가 시판 슬라임 제품을 조사한 결과 프탈레이트가 기준치의 300배 이상 넘은 제품도 있었다"며 "어린이용 제품에 적용되는 프탈레이트 기준이 더 엄격해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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