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기 힘든 영상을 제보받았습니다. 영상 속엔 지적 장애인이 다른 장애인을 때리는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영상 속에 담긴 소리는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장애인에게 폭행을 강요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영상을 촬영하는 사람은, 장애인에게 욕설을 하며 옆에 있는 다른 장애인을 때리라고 시킵니다. 심지어 그 모습을 보며 조롱하고, 웃음까지 터뜨립니다. 보는 것조차 괴로운 이 영상이 더 충격적이었던 건 이 영상을 촬영한 목소리의 주인공이, 바로 장애인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사회복지사 겸 재활교사라는 점입니다.
■ “못생긴 애 때려. XX 때려.” 깔깔대는 재활교사
영상이 촬영된 곳은 경기도 오산에 있는 사회복지법인 성심동원이 운영하는 재활원이었습니다. 영상을 찍은 사람은 사회복지사이자 이곳에서 7년째 생활재활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30살 김 모 씨.
김 씨는 영상에서 "XX 때려, XX 오줌쌌대 때려줘."라며 40대 여성 지적장애인에게 다른 20대 장애인을 때리라고 여러 차례 강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욕설 뿐 아니라 "못생긴 애", "거북이 같아" 라고 하며 조롱과 비하 발언도 아무렇지 않게 마구 내뱉습니다.
장애인이 때리길 주저할 때는 "매운 맛 보여줘", "빨리 해, 시동걸지 말고", "귀여운 걸로 말고. 한 대 때려"라고 다그치기도 합니다. 피해자가 겁을 먹고 피하지만 폭행 지시는 계속되고, 피해 장애인은 손까지 떨며 극도의 공포감을 나타냅니다. 그럼에도 김 씨는 재밌다는 듯 계속해서 웃음까지 터뜨립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학대 영상은 5개입니다. 영상에 등장한 장애인도 최소 4명입니다. 학대 영상은 모두 CCTV가 없는 장애인들의 방에서 찍었습니다. 다른 영상에서도 김 씨는 끊임없이 장애인들에게 폭행을 강요하고 이를 보며 웃습니다.
■ “스트레스가 쌓여서 그랬다”는 황당 변명…학대 영상 돌려보기까지
대체 김 씨는 왜 이런 학대를 저지르고 영상까지 찍은 걸까요. 취재진은 해당 재활원을 찾아갔습니다. 시설 책임자들과 김 씨가 모인 자리에서 학대 영상을 보여줬습니다. 언제 이 영상을 찍었는지, 본인이 맞는지 질문에 김 씨는 처음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다 왜 그랬냐는 계속되는 질문에 입을 열었습니다.
"업무 중에 받았던 스트레스를 거주인 분들한테 대리로 그렇게 한 것 같다. 죄송하다."
해명도 황당하지만, 김 씨가 학대 영상들을 동료 재활교사 2명에게 보내 돌려보기까지 한 사실까지 확인하자 말문이 막혔습니다. 왜 다른 교사들에게 영상을 보냈냐는 질문에 김 씨는 "생각 없이 보낸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 “잘 챙겨주고 있으니 아무 걱정마세요.” 했는데…억장 무너지는 가족들
이 영상으로 가장 충격을 받은 것은 피해 장애인들의 가족들일 겁니다. 소중한 자녀를 시설 측에 믿고 맡겼던 부모와 가족들의 충격과 상처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 겁니다.
"때리라고 시키면서 계속 욕을 하고, 그걸 또 즐기면서 동영상 찍고 그걸 돌려 보고. 상식적으로 진짜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행동을 했고...그랬다면 여태까지 이게 얼마나 많이 이렇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드니까 진짜 엄마로써 너무 미안하고, 몰랐던 게..."
영상 속 피해 장애인들은 모두 지적 1급 장애인들입니다. 학대 사실을 전하거나 표현하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면회를 자주 갔던 가족들도 학대 사실을 알아채기 어려웠던 이유입니다.
"'내가 맞았어' 그런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는 아이가 전혀 아니에요."
가해 재활교사인 김 씨는 평소에 가족들에게 피해 장애인들의 안부를 전하며 걱정하지 말라는 말까지 했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상조차 못했던 학대에 배신감과 분노는 더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가해) 선생님이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오늘 어디 갔다 왔어요, 어디 데리고 갔다왔더니 좋아했어요' 그렇게 연락했기 때문에 전혀 (학대 사실을) 생각을 못했어요. 저희 앞에선 친절하게 말씀하시고 연락도 항상 보내주시고 사진도 찍어서 보내주시고 그랬기 때문에 전혀 생각을 못했어요."
■ “이걸 어떻게 이렇게 촬영할 수 있을까요?” 전문가도 충격받은 학대 영상
전문가의 관점도 궁금했습니다. 영상을 본 이재헌 국립재활원 정신의학과장은 "이건 너무 심각합니다."라며 말을 잇지 못하더군요. "이걸 어떻게 이렇게 촬영할 수 있을까요?"라며 되묻기도 했습니다.
"(때리는 장애인과 맞는 장애인 모두) 두려움과 수치심, 이런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혼란스러운 모습들을 똑같이 보이고 있습니다. 장애인들이 느끼는 그러한 느낌들은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큰 트라우마나 위협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당히 심각하게 이 영상을 봤습니다."
맞는 장애인이나 때리는 장애인 모두 심각한 학대의 피해자라고 강조한 겁니다.
"가해를 한 장애인은 지시를 받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두 장애인을 가해자, 피해자로 볼 수 없고 두 장애인 모두를 다 피해자라고 보는 것이 맞겠습니다."
가해 교사의 인격 자체도 의심할 수밖에 없지만, 해당 교사의 지적 장애인에 대한 인식 수준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들을 돌봐야 할 사회복지사이자 재활교사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느끼는 희노애락의 감정을 장애인들도 똑같이 다 느낍니다. 이런 강도의 폭력성이 상쇄되거나, 아니면 받아들이는 장애인들의 느낌이 감소된다거나 그렇게 볼 수는 없습니다."
■“학대에 적극 가담한 정황 드러나” 재활교사 한 명 추가 입건
경찰도 수사에 나섰습니다. 경기 오산경찰서는 재활원에서 벌어진 장애인 상습학대 사건과 관련해 재활교사 30살 김 모 씨와 영상을 받아 본 동료 교사 2명 등 3명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이 가운데 한 명에 대해서는 단순 방조가 아닌 학대 혐의가 있다는 추가 고발장도 접수됐습니다.
경찰은 김 씨 등 재활교사들에 대한 조사와 함께 재활원 내 CCTV 등을 확보해 추가 여죄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가해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다시는 이런 끔찍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적 관심과 예방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우리 모두는 잠재적인 장애인이며, 누구라도 언제든 장애인이 될 수 있고 그것은 우리 가족이나 이웃의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누구한테도 결코 다른 이를 학대할 권리 같은 건 있을 수 없으니까요.
영상을 촬영하는 사람은, 장애인에게 욕설을 하며 옆에 있는 다른 장애인을 때리라고 시킵니다. 심지어 그 모습을 보며 조롱하고, 웃음까지 터뜨립니다. 보는 것조차 괴로운 이 영상이 더 충격적이었던 건 이 영상을 촬영한 목소리의 주인공이, 바로 장애인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사회복지사 겸 재활교사라는 점입니다.
■ “못생긴 애 때려. XX 때려.” 깔깔대는 재활교사
영상이 촬영된 곳은 경기도 오산에 있는 사회복지법인 성심동원이 운영하는 재활원이었습니다. 영상을 찍은 사람은 사회복지사이자 이곳에서 7년째 생활재활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30살 김 모 씨.
김 씨는 영상에서 "XX 때려, XX 오줌쌌대 때려줘."라며 40대 여성 지적장애인에게 다른 20대 장애인을 때리라고 여러 차례 강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욕설 뿐 아니라 "못생긴 애", "거북이 같아" 라고 하며 조롱과 비하 발언도 아무렇지 않게 마구 내뱉습니다.
장애인이 때리길 주저할 때는 "매운 맛 보여줘", "빨리 해, 시동걸지 말고", "귀여운 걸로 말고. 한 대 때려"라고 다그치기도 합니다. 피해자가 겁을 먹고 피하지만 폭행 지시는 계속되고, 피해 장애인은 손까지 떨며 극도의 공포감을 나타냅니다. 그럼에도 김 씨는 재밌다는 듯 계속해서 웃음까지 터뜨립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학대 영상은 5개입니다. 영상에 등장한 장애인도 최소 4명입니다. 학대 영상은 모두 CCTV가 없는 장애인들의 방에서 찍었습니다. 다른 영상에서도 김 씨는 끊임없이 장애인들에게 폭행을 강요하고 이를 보며 웃습니다.
■ “스트레스가 쌓여서 그랬다”는 황당 변명…학대 영상 돌려보기까지
대체 김 씨는 왜 이런 학대를 저지르고 영상까지 찍은 걸까요. 취재진은 해당 재활원을 찾아갔습니다. 시설 책임자들과 김 씨가 모인 자리에서 학대 영상을 보여줬습니다. 언제 이 영상을 찍었는지, 본인이 맞는지 질문에 김 씨는 처음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다 왜 그랬냐는 계속되는 질문에 입을 열었습니다.
"업무 중에 받았던 스트레스를 거주인 분들한테 대리로 그렇게 한 것 같다. 죄송하다."
해명도 황당하지만, 김 씨가 학대 영상들을 동료 재활교사 2명에게 보내 돌려보기까지 한 사실까지 확인하자 말문이 막혔습니다. 왜 다른 교사들에게 영상을 보냈냐는 질문에 김 씨는 "생각 없이 보낸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 “잘 챙겨주고 있으니 아무 걱정마세요.” 했는데…억장 무너지는 가족들
이 영상으로 가장 충격을 받은 것은 피해 장애인들의 가족들일 겁니다. 소중한 자녀를 시설 측에 믿고 맡겼던 부모와 가족들의 충격과 상처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 겁니다.
"때리라고 시키면서 계속 욕을 하고, 그걸 또 즐기면서 동영상 찍고 그걸 돌려 보고. 상식적으로 진짜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행동을 했고...그랬다면 여태까지 이게 얼마나 많이 이렇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드니까 진짜 엄마로써 너무 미안하고, 몰랐던 게..."
영상 속 피해 장애인들은 모두 지적 1급 장애인들입니다. 학대 사실을 전하거나 표현하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면회를 자주 갔던 가족들도 학대 사실을 알아채기 어려웠던 이유입니다.
"'내가 맞았어' 그런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는 아이가 전혀 아니에요."
가해 재활교사인 김 씨는 평소에 가족들에게 피해 장애인들의 안부를 전하며 걱정하지 말라는 말까지 했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상조차 못했던 학대에 배신감과 분노는 더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가해) 선생님이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오늘 어디 갔다 왔어요, 어디 데리고 갔다왔더니 좋아했어요' 그렇게 연락했기 때문에 전혀 (학대 사실을) 생각을 못했어요. 저희 앞에선 친절하게 말씀하시고 연락도 항상 보내주시고 사진도 찍어서 보내주시고 그랬기 때문에 전혀 생각을 못했어요."
■ “이걸 어떻게 이렇게 촬영할 수 있을까요?” 전문가도 충격받은 학대 영상
전문가의 관점도 궁금했습니다. 영상을 본 이재헌 국립재활원 정신의학과장은 "이건 너무 심각합니다."라며 말을 잇지 못하더군요. "이걸 어떻게 이렇게 촬영할 수 있을까요?"라며 되묻기도 했습니다.
"(때리는 장애인과 맞는 장애인 모두) 두려움과 수치심, 이런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혼란스러운 모습들을 똑같이 보이고 있습니다. 장애인들이 느끼는 그러한 느낌들은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큰 트라우마나 위협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당히 심각하게 이 영상을 봤습니다."
맞는 장애인이나 때리는 장애인 모두 심각한 학대의 피해자라고 강조한 겁니다.
"가해를 한 장애인은 지시를 받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두 장애인을 가해자, 피해자로 볼 수 없고 두 장애인 모두를 다 피해자라고 보는 것이 맞겠습니다."
가해 교사의 인격 자체도 의심할 수밖에 없지만, 해당 교사의 지적 장애인에 대한 인식 수준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들을 돌봐야 할 사회복지사이자 재활교사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느끼는 희노애락의 감정을 장애인들도 똑같이 다 느낍니다. 이런 강도의 폭력성이 상쇄되거나, 아니면 받아들이는 장애인들의 느낌이 감소된다거나 그렇게 볼 수는 없습니다."
■“학대에 적극 가담한 정황 드러나” 재활교사 한 명 추가 입건
경찰도 수사에 나섰습니다. 경기 오산경찰서는 재활원에서 벌어진 장애인 상습학대 사건과 관련해 재활교사 30살 김 모 씨와 영상을 받아 본 동료 교사 2명 등 3명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이 가운데 한 명에 대해서는 단순 방조가 아닌 학대 혐의가 있다는 추가 고발장도 접수됐습니다.
경찰은 김 씨 등 재활교사들에 대한 조사와 함께 재활원 내 CCTV 등을 확보해 추가 여죄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가해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다시는 이런 끔찍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적 관심과 예방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우리 모두는 잠재적인 장애인이며, 누구라도 언제든 장애인이 될 수 있고 그것은 우리 가족이나 이웃의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누구한테도 결코 다른 이를 학대할 권리 같은 건 있을 수 없으니까요.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