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14일 수요일

삼성 9만9천원 초저가폰 승부 어떻게 될까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타이젠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첫 스마트폰을 인도에서 선보였다.

우리 돈으로 10만원도 안되는 초저가로 중국 이후 최대 스마트폰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 시장 공략에 승부수를 띄웠다. 동시에 독자 모바일 OS 생태계 확보도 시험대에 올랐다.

삼 성전자는 14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행사를 열고 타이젠 기반 스마트폰 ‘삼성 Z1’ 출시를 공식 발표했다. 지난 2012년 1월 인텔 등 12개사와 타이젠 연합을 결성한 후 생태계 미비 등을 이유로 출시 시기를 수 차례 저울질 해왔던 삼성전자는 인도 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첫 공략 대상으로 정했다.

삼성 Z1의 가격은 5,700루피(한화 약 9만9천원)로 파격적이다. 앞서 샤오미가 인도 시장에 내놓은 보급형 스마트폰 ‘홍미1S’의 가격 5천999루피(한화 약 10만4천원) 보다도 싸다.

이 같은 가격 전략에 대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인도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충분히 팔릴 수 있을 만한 가격대를 설정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부품 수직계열화와 자체 생산시설 보유 이점에다 대량 생산과 원재료 구매량 증가를 통한 수량할인(볼륨디스카운트)의 장점도 충분히 누린 것으로 보고 있다.

박영주 현대증권 연구원은 “피처폰과 달리 스마트폰에는 D램,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디스플레이 등은 자본집약적(capital-intensive) 산업을 통해 생산되는 부품들이 많이 탑재되기 때문에 대량생산에 따른 볼륨디스카운트가 많이 적용돼 삼성전자가 경쟁사에 비해 유리한 측면이 있다”면서 “부품원가(BOM)를 분석해보면 그래도 대당 1~2%의 수익을 충분히 남길 수 있는 구조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가 격에 대한 민감도가 다른 요소보다 중요한 초저가 시장에서 이를 최저로 맞추기 위해 불필요한 원가 상승요소를 배제시키고 사양도 최대한 낮췄다. 삼성 Z1의 주요 사양은 4인치 WVGA(480×800) 해상도 디스플레이, 1.2GHz 듀얼코어 프로세서, 1,500mAh 배터리, 310만화소 후면카메라, VGA급 전면카메라, 768MB 램(RAM), 4GB 내장메모리 등이다.

▲ 삼성전자의 첫 타이젠 운영체제(OS) 기반 스마트폰 `삼성 Z1`

 
기존 삼성전자가 인도 시장에 내놨던 가장 저렴한 스마트폰인 ‘갤럭시코어 프라임’의 사양 1.2GHz 쿼드코어 프로세서, 후면 500만, 전면 200만화소 카메라, 4.5인치 WVGA 디스플레이, 1GB램, 8GB 내장메모리, 2000mAh 보다도 한 단계 더 낮다. 갤럭시코어 프라임은 인도 이베이에서 9380루피(약 16만7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또 현재 2.3버전에 불과한 타이젠 운영체제가 고사양의 하드웨어를 제대로 지원할 수 있을지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도 최저 사양의 저가 스마트폰 시장 공략이 적절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아직 시장에서 검증되지 않고 생태계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타이젠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기 보다 기본 기능에 충실하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누구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을 목표로 정했다는 설명이다.

업 계 관계자는 “보급형 스마트폰이 삼성전자 전체 이익률에서 기여하는 부분은 그리 크지 않고 안드로이드 대비 초저가 시장에서 큰 부담없이 테스트에 나서기 적절하다는 점 때문에 타이젠을 저가형 스마트폰 운영체제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또 애플처럼 OS와 하드웨어를 일원화해서 가져가면 많은 장점이 있다는 점에서 독자 OS가 유리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연초부터 40만원대 갤럭시A와 30만원대 갤럭시E시리즈에 이어 타이젠폰까지 연달아 출시하며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는 중국과 달리 12억 인구 대국이면서 스마트폰 사용자 비율이 30% 수준인 인도가 점유율 확보에 효과적인 새로운 스마트폰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도 시장에서 글로벌 제조사들과 치열한 경쟁도 예상된다.

구글은 지난해 9월 저가폰 '안드로이드 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인도 제조사 스파이스, 카본, 마이크로맥스와 손잡고 100달러 수준의 안드로이드 원 드림, 스파클 V, 캔버스 A1을 발표했다.

모 토로라도 올해 6999루피(한화 12만1천원)에 모토E를 내놓으면서 인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중국 샤오미도 인도에서 홍미1S를 5천999루피(한화 10만4천원)에 내놨다. 인도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 마이크로맥스는 64비트 프로세서를 5.5인치 스마트폰 '유레카(Yureka)'를 8천999루피(약 15만6천원)에 출시하며 방어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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