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14일 수요일
朴 대통령, 불편한 질문엔 거친 표현
“(배석한 장관들을 웃으며 뒤돌아보며)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질문한 기자를 보며) 청와대 출입하면서 내용을 전혀 모르시네요.”(박근혜 대통령)
12 일 박근혜 대통령은 새해 기자회견에서 장관들의 대면보고와 관련해 세간의 평가와 전혀 다른 대답을 내놨다. 불통의 상징처럼 인식되는 부족한 대면보고는, 박 대통령에게 ‘이미 충분하므로 더는 불필요한 것’이었다. 농담처럼 답했지만, 자유로운 취재가 보장되지 않는 청와대의 높은 벽은 아랑곳 않고 기자를 탓하기도 했다.
이날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본 뒤 새누리당의 한 친박근혜계 의원은 “대통령이 평소 말하는 모습, 말투가 그대로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이날 박 대통령의 모습은 지난해와는 확연히 달랐다. 지난해는 청와대 출입기자단으로부터 사전에 질문 내용을 받고 준비한 답변 원고를 그대로 읽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지난해 청와대 기자단에는 ‘짜고 친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올해 기자단은 질문 주제만 알려줬다. 세부적인 질문 내용에는 미리 준비하지 못한 박 대통령이 평소 말버릇대로 답하면서 정제되지 않은 스타일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긴장이 덜 풀린 질의응답 초반, 인적 쇄신 등 다소 예민한 질문에 거칠게 대답한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날 “말려든 것 아니냐” “바보 같은 짓” “정신을 차리고 살아야 된다” “제가 딱지를 맞았다” “말도 안 되는…” 등 대통령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쓰기엔 부적절한 거친 어투를 그대로 썼다. 자신의 소통 점수를 묻는 질문엔 아예 답변도 하지 않았다.
정윤회씨 국정개입 의혹,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청와대 3인방’의 거취 문제 등 민감한 현안에 답할 때는 다소 격앙된 모습도 보였다.
‘청 와대 3인방’을 “교체할 이유가 없다”며 단호하게 답했고, 정씨를 두고는 “실세냐 아니냐 답할 가치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정씨 사건에 대해선 “정말 우리 사회가 이렇게 돼선 안 된다. 이렇게 혼란스럽고, 또 그게 아니라고 하면 바로잡아야 하는데 계속 논란은 하고, 우리가 그럴 여유가 있는 나라인가”라며 되레 비판 여론을 문제 삼는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다. 중간에 말을 더듬는 일도 잦았다.
한편, 이번 회견에서 청와대는 외신 기자가 영어로 한 질문을 한국어로 잘못 통역하고, 이를 그대로 보도 참고자료로 배포하기도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 기자는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언론자유 상황을 언급하면서 “언론인들을 상대로 한 소송들이 있었다”고 말했는데, 통역사가 이를 “외국인 기자들에 대한 소송”으로 전달하면서 청와대의 ‘<산케이신문> 소송’만을 지칭한 것처럼 해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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