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6일 월요일

‘극한 폭염’에 제설제 살포?…차량 수십 대 ‘쾅쾅’ / KBS뉴스(News)



요즘 같은 더위에 도로에 제설제가 뿌려졌습니다. 폭염에 달궈진 아스팔트 온도를 낮추겠다며 물을 뿌리려다 겨울에 쓰던 제설제가 분사된 건데요. 문제는 이로 인해 10건 이상의 교통 사고가 발생했다는 겁니다. 문예슬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안양천을 가로지르는 신정교입니다. 정영일 씨는 지난달 23일, 오토바이를 몰고 가다 이 곳에서 갑자기 미끄러졌습니다. [정영일/오토바이 사고 운전자 : "이렇게 가다가 이렇게 흔들리면서 넘어지게 됐죠. 벤츠 밑으로 제 오토바이는 쭉 미끄러지듯이 15미터 정도 전진해서 차량 밑으로 들어가고.."] 당시 현장엔 다른 사고가 여러 건 일어나 있었습니다. [정영일/오토바이 사고 운전자 : "2차로에서는 차 세 대가 이미 접촉사고로 번호판끼리 붙어 있었고."] KBS 취재 결과 이날 오후 2시간 동안 서울의 도로 3곳에서 비슷한 사고가 최소 16건 발생했습니다. 사고 지점엔 모두 '자동액상살포장치'가 설치돼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 장치가 자동으로 염화칼슘 액상, 그러니까 소금물을 도로에 자동으로 분사하는 장치입니다. 모든 현장에서 사고 직전 두 시간여 동안 동시에 가동됐습니다. 원래 겨울에 제설제를 뿌리는 용도인데, 폭염에 아스팔트 온도를 낮추겠다며 서울시가 올해 처음 여름에도 가동한 겁니다. 그런데 이날 살포된 건 그냥 물이 아닌 소금물이었습니다. 겨울에 쓰고 남은 염화칼슘이 물에 녹아나온 겁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저도 발을 비벼보니까 미끄럽더라고요. 약간 기포같은 게 좀 생기면서 바닥에, 일반 아스팔트라는 느낌이 안 들고..."] 구로구청이 사고 직후 작성한 내부 문건, 사고 원인을 잔여 염수, 소금물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사고 직후 모래를 뿌리고 물청소를 하는 소동도 벌였습니다. 서울시는 자동액상살포장치를 돌린 건 맞지만 사고 원인은 알 수 없다고 말합니다. [박문희/서울시 도로관리과장 : "물이 갑자기 분사되다보니까 운전자가 당황해서 피하려는 그런 행동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나."] 서울시는 일단 여름철 자동액상 살포장치 가동을 잠정 중단했습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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