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이 모습은 사실 수컷 북극곰 한 마리가 암컷곰과 새끼곰을 좇는 장면이다. 배 고픈 곰이 아기 곰을 잡아먹기 위해서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지난해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캐나다의 설원에서 포착한 이 충격적인 동영상을 공개했다. 총 3분 13초 길이의 이 동영상에는 1분여 가량 이 북극곰 세 마리가 등장한다.
화면 가득 펼쳐진 설원 위 왼편으로 자그마한 새끼곰이 엄마곰을 따라 열심히 달린다.
화면 오른편에서는 덩치가 큰 곰 한 마리가 이 새끼와 엄마곰을 향해 성큼성큼 달려온다. 낯선 수컷 곰을 피해 필사적으로 달리는 엄마곰과 새끼곰의 모습에는 다급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엄마곰은 더 빨리 뛸 수 있지만 작은 체구의 새끼곰 때문에 좀처럼 속도를 못낸다. 엄마곰을 뒤따라 뛰는 새끼곰에게는 작은 물 웅덩이도 큰 장애물처럼 보인다.
덩치가 큰 곰은 그들을 거의 따라 잡는다. 엄마곰은 뒤따라 오는 새끼곰을 확인하고는, 멈춰서더니 새끼를 앞세우고 뒤쫓아 오는 곰을 저지한다.
그러나 곰은 새끼곰에게 돌진하고, 결국 새끼는 이 곰에게 잡힌다. 엄마곰은 곁에서 이 곰을 몸으로 밀치는 등 육탄공세를 벌이며 필사적으로 말리지만 소용이 없다. 결국 곰 입에 새끼곰이 축 늘어진 채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곰은 새끼곰을 설원에 눕히고는 이내 코를 파묻는다. 새끼곰을 먹는 것이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엄마곰은 안절부절 못하며 그 자리에서 왔다갔다 한다.
북극곰이 어린 곰을 잡아 먹는 '충격적'인 이 장면은, 그러나 북극곰 세계에서는 종종 발생하는 일이라고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설명했다. 그 이유는 '먹이 부족' 때문이다. 여름에는 북극곰이 가장 좋아하는 바다표범이 바다로 나가고 없어, 북극곰은 배고픔에 시달린다.
이때 새끼가 있는 암컷 북극곰은 배고픔을 견디며 새끼를 돌보지만, 수컷 북극곰은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어린 곰을 잡아 먹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새끼를 빼앗긴 어미곰의 충격은 대단히 크다고 데일리메일은 설명했다.
게다가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북극곰의 서식지 및 먹이가 감소한 것도 이같은 현상에 한 몫하고 있다고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설명했다.
"북극곰이 식량이 부족하면 새끼를 잡아 먹는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것은 정말 충격적이었다"고 이 장면을 촬영한 동식물학자 제니퍼 킹슬리는 말했다.
그러나 새끼를 잡아먹는 동물은 북극곰 뿐만은 아니다. 하마, 도룡뇽, 인도산 곰 등도 먹이가 부족하면 새끼를 잡아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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