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2일 수요일

16년 된 지저분한 침대 44억원에 판매

속옷과 빈 술병, 콘돔, 벗어놓은 스타킹 등으로 어지러진 16년 된 낡은 침대가 435만1969달러(약 44억원)에 팔렸다.

미국 CNN방송은 영국 런던크리스티 경매에서 설치 미술가 트레이시 에민(여·52)의 ‘내 침대’(My Bed·사진)가 1일(현지시간) 이같은 가격에 판매됐다고 보도했다.

에민은 “‘내 침대’는 가슴이 찢어지고 참담했던 1998년, 내가 4일을 지냈던 침대”라고 CNN방송에서 설명했다.




에민은 당시 마음을 추스린 뒤 일상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자신이 나흘을 지냈던 침대가 더없이 훌륭한 작품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침대가 하나의 작품이고 침실은 갤러리란 생각이 퍼뜩 들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이 출품된 시기는 그로부터 1년 후. 평단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어지럽게 널려있는 침대보와 빈 술병, 더러운 바지, 음식 부스러기, 심지어 콘돔과 여성 피임약이 혼재된 침대가 인간의 절망과 외로움을 절묘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다. ‘내 침대’는 그해 영국 최고 권위의 미술상인 터너상 최종 후보로도 올랐다.

크리스티 측은 이 작품의 구매자가 누구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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